1. 이갈이의 정의와 뇌와의 연결
이갈이(bruxism)는 수면 중 치아를 무의식적으로 갈거나 꽉 무는 습관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치과적 문제로만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현상은 중추신경계의 각성 반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뇌가 수면 중에도 긴장 상태를 유지하면 교근(저작근)이 반복적으로 수축하고, 이 과정에서 치아 마모뿐 아니라 뇌파 패턴에도 영향을 준다. 즉, 이갈이는 단순한 구강 습관이 아니라 수면의 질과 뇌 회복 과정에 개입하는 신경학적 현상이다.

2. 이갈이가 수면 구조에 미치는 영향
수면다원검사(PSG) 결과, 이갈이는 대개 Non-REM 2단계와 REM 수면 초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뇌가 휴식과 기억 정착을 준비하는 구간이지만, 이갈이로 인해 미세 각성(micro-arousal)이 반복되면서 깊은 수면(N3)으로의 진입이 방해된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 이갈이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면 효율(sleep efficiency)이 10~15% 낮고, 아침 피로도가 유의하게 높다 (Journal of Oral Rehabilitation, 2019). 또한 이갈이 소음은 가족의 수면에도 방해가 될 수 있어, 개인의 문제가 가정 전체의 수면 질로 확장되기도 한다.
3. 이갈이와 뇌 건강의 장기적 영향
치아 이갈이가 반복되면 단순히 치아 마모나 턱관절 장애에 그치지 않는다. 수면 중 지속되는 근육 긴장은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심박수·혈압 변동을 일으킨다. 장기적으로는 두통, 편두통, 집중력 저하 같은 뇌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수면 이갈이가 불안·우울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과도 보고되었다 (Sleep Medicine, 2021). 즉, 이갈이는 치과적 문제이면서 동시에 뇌 건강과 정서적 안정성을 위협하는 복합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4. 전문가의 조언: 수면 위생과 치과적 관리의 결합
이갈이 관리의 핵심은 수면 위생과 치과적 개입을 함께 적용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 취침 전 알코올·카페인 제한, 명상·호흡법을 통한 긴장 완화가 도움이 된다. 동시에 치과에서는 **마우스피스(교합안정장치)**를 맞춤 제작해 치아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낮 동안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낮에 축적된 긴장은 밤에 이갈이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수면 클리닉에서 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패턴을 확인하고, 필요 시 약물이나 행동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결국 이갈이는 단순히 치아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뇌와 신체 전체의 회복을 방해하는 신호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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