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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생

계절과 수면: 빛·온도·일조량 변화가 뇌 생체시계에 미치는 영향

1. 계절과 생체시계의 기본 원리

우리 몸의 수면-각성 주기는 단순히 습관으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뇌 속 시교차상핵(SCN)은 외부 환경의 빛·온도·일조량 같은 신호를 받아들여, 수면을 조절하는 호르몬과 뇌파 패턴을 조율한다. 이 과정에서 멜라토닌 분비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낮 동안 강한 빛을 충분히 받아야 밤에 멜라토닌이 자연스럽게 분비되고, 수면 주기가 안정된다. 그러나 계절이 바뀌어 빛의 양과 길이가 변하면, 뇌의 시계가 쉽게 교란될 수 있다. 즉, 계절 변화는 생체시계의 파동을 흔드는 강력한 변수라 할 수 있다.

 

계절과 수면: 빛·온도·일조량 변화가 뇌 생체시계에 미치는 영향

 

2. 겨울과 여름의 수면 차이

겨울철에는 일조 시간이 줄어들어 기상 시간이 늦어지고, 낮 동안 졸음이 늘어난다. 특히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서는 햇빛 부족으로 멜라토닌 분비가 길어져 아침 각성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흔하다. 반대로 여름에는 과도한 온도와 습도가 수면을 방해한다. 체온이 충분히 내려가야 깊은 수면으로 진입할 수 있는데, 더운 밤에는 체온 하강이 원활하지 않아 얕은 잠이 반복된다. 즉, 겨울은 빛 부족, 여름은 열과 습도 과다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다. 이런 계절별 요인을 고려하지 않으면,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기 어렵다.

 

3. 계절성 우울증과 수면 패턴 변화

계절 변화는 단순히 수면 시간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겨울철 일조량 부족으로 계절성 정서장애(SAD)를 겪는데, 이는 수면 패턴과 직결된다. SAD 환자는 수면 시간이 과도하게 길어지거나, 반대로 불면 증상이 심화되기도 한다. 일조량 부족으로 세로토닌 분비가 줄고, 이는 수면 리듬을 안정시키는 신경전달 과정에 차질을 준다. 여름에는 수면 박탈이 집중력 저하와 불안을 유발하며, 이는 다시 수면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계절은 기분·에너지·수면을 동시에 흔드는 복합적 변수다.

 

4. 계절별 수면 위생 전략

계절이 뇌와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계절별 수면 위생 전략을 실천하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겨울에는 아침에 인위적으로라도 강한 빛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라이트 박스나 아침 산책은 뇌의 생체시계를 다시 맞추는 데 유용하다. 여름에는 침실 온도를 18~20도 정도로 유지하고, 통기성이 좋은 침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마다 느끼는 온도가 다르니 조절하여 맞춤 온도를 찾는것도 방법이다. 습도가 높을 경우 제습기를 활용해 체온 조절을 돕는 것도 효과적이다. 계절마다 환경을 조율하는 습관은 뇌가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결국 계절을 거슬러 싸우기보다, 리듬을 보완하는 생활 습관이 깊은 잠을 지켜주는 열쇠다.